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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Apr

정찰장갑차 Sd.kfz.231

작성자: [레벨:30]천년약속 IP ADRESS: *.149.151.115 조회 수: 9753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손자병법’의 어구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전쟁에서 적정(敵情) 탐지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적정 탐지는 숙련된 경기병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기관총의 발달로 기병이 무력해지면서 이를 대체할 수단이 필요해졌고 그에 따라 등장한 것이 수색용 장갑 차량이다. 장갑 차량 자체는 제1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각국에서 그 가능성이 타진됐으나 가장 적극적이던 것은 패전국 독일이었다.

독일은 대공황의 여파로 소련과 공동 개발하던 차륜형 장갑차를 포기, 대안으로 상용차용 새시를 이용한 장갑 차량들을 개발했으나 엔진 출력이 낮고 야지 주파 성능이나 전투 차량으로서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다. 바퀴가 여섯 개인 6륜 장갑차를 시험해 본 병기국은 장래 기갑·차량화 사단의 정찰과 수색대대에는 경쾌한 소형 장갑차와 함께 야지 주파 능력과 장거리 정찰 능력을 가진 충실한 장비의 대형 장갑차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세계 최초의 8륜 중장갑차 sd.kfz.231(사진) 시리즈다.

1934년 육군 병기국은 뷔싱 NAG사에 야지 주행 성능을 가진 신뢰성 높은 대형 장갑 차량의 개발을 요구했다. 뷔싱 NAG사는 1920년대 말 10륜 장갑차를 개발·제작한 경험이 있었고 또 다른 개발사들의 8륜 장갑차 관련 기술을 지원받아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1934년 말 ‘GS 새시’라고 불리는 차체를 만들었다.

5-1.jpg  GS 새시는 뷔싱 NAG제의 150마력 8기통 액랭 가솔린 엔진, L8V-150을 장착했으며 차체 중앙에는 변속기가 배치돼 있다. 또 차체 전후방에 독립된 조종 장치가 설치돼 있어 유턴하지 않고도 전후로 주행이 가능하고 8륜 구동이라 야지 주파 능력도 높았다.

특히 특정 방향으로 일정 각도 이상으로 스티어링 핸들을 돌리면 앞의 네 바퀴는 핸들 방향으로, 뒤의 네 바퀴는 핸들과 반대 방향으로 돌아 8륜 조향 기술은 일반적인 차량보다 회전 반경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야지에서의 은닉과 회피에 도움이 됐다.

장갑 차체의 개발은 6륜 장갑차의 장갑 차체를 개발한 도이체 베르케가 맡았으며 1934년 말에 완성, 1935년 초 이를 조합한 시험 차량을 내놓을 수 있었다. 장갑의 두께는 차체 전면과 포탑 전면 15mm, 후면 8mm였으며 20mm 기관포 kwk30 1문과 7.92mm MG-34를 무장으로 장착했다. 완성된 차량은 sd.kfz.231로 명명됐다. sd.kfz.231과 동형의 차체에 FuG.12 무전기를 설치하고 차체 상부에 프레임 안테나를 장비한 통신 차량에는 sd.kfz.232라는 제식 명칭이 붙었다.

실전에 투입된 sd.kfz.231·232는 도로 사정이 양호한 유럽 전선뿐만 아니라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한 러시아의 광대한 평원, 북아프리카의 사막·황무지에서도 노상 최고 속도 80㎞/h라는 고속 주행 능력과 전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야지 기동성을 바탕으로 장거리 침투를 통한 적극적인 정찰·수색 활동을 수행하며 기갑사단의 눈과 귀로 활약했다.

sd.kfz.231·232는 1943년 9월까지 604량이 생산됐고 신형 8륜 장갑차 sd.kfz.234가 생산된 이후로도 일선 부대에서 활약하며 제2차 세계대전 종전시까지 각 전선에서 그 모습을 보였다.

다른 나라에서 유사한 예를 찾아볼 수 없었던 독일만의 독특한 8륜 중장갑차 sd.kfz.231 시리즈는 현대의 차륜형 장갑차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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