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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Mar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전쟁의 묵직함이 표현된 영상
서부영화를 하면 꼭 등장하는 주인공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의 주인공이 아닌 감독으로 만든 영화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오지마 전투를 다룬 것으로 미군의 시각과 일본군의 시각을 다룬 2가지의 영화로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이다. 크게 봐서는 2부작 영화이지만 한 편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오지마보다 우리에겐 ‘유황도(硫黃島)’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그동안 전쟁영화의 경우 한쪽의 시각으로 바라본 전투였다면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양국 군인들을 삶과 죽음 그리고 생각을 체험 할 수 있다. 이오지마전투는 세계2차대전 태평양전쟁의 중요한 전투로 우리가 잘 아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대서양전투의 분수령이었다면 태평양전쟁의 승부처가 이오지마 전투였다. 이오지마 섬은 도쿄도 남쪽 오가사와라 제도에 있는 여의도면적의 2배정도 되는 작은 섬이었다. 미군은 일본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곳이고 일본군은 일본 본토를 지키는 보루로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미군의 주력 폭격기였던 B29의 항속거리를 감안할 때 전략적으로 엄청난 중요성을 지닌 섬이 바로 이오지마이다. 이오지마를 기지로 쓸 수 있다면 일본 본토는 미군의 사정거리 안에 그대로 들어오는 셈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미군의 칼날이 일본의 목에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의 심리적 압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본토 수비가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당시 이오지마가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일컬어졌던 까닭이다. 미군은 이오지마 섬을 향하여 3일 동안 각종 함정과 폭격기에서 포탄을 퍼부었다. 해병대의 상륙이 시작될 때 상륙하는 미군측은 “점심 먹을 때 돌아올 것이다. 적군은 다 죽었다.”라고 상륙을 하였지만 이는 미군의 오판이었다. 일본군은 수리바치산에 지하 땅굴과 벙커를 깊숙이 만들고 버티고 있었다. 미군의 폭격에도 견뎌내면서 미군이 상륙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숨을 곳이 1,000여 곳이 넘을 정도로 일본군에게 유리한 지역이었다. 상륙작전 48시간 만에 미 해병은 5,000여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1,000명의 전사자가 발생할 정도로 미군에게 악몽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미군은 전투개시 5일 만에 수리바치산 정상에서 성조기를 게양을 하게 되는데 우리들이 자주 본 사진으로 처음에는 작은 성조기를 게양하다가 두 번째 큰 성조기를 달고 게양하게 된다. 이 모습을 종군기자인 존 로젠탈이 찍은 것이며 이는 그에게 퓰리처상을 선사하기도 한다. <아버지의 깃발> 영화의 이야기는 실제 인물이자 이 영화에서도 등장하는 존 닥 브래들리(라이언 필립 역)의 아들인 제임스 브래들리(톰 메카시 역)가 집필한 동명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이다. 이오지마 전투에 참여해 깃발을 세우는 사진에 찍혀 전쟁영웅이 된 아버지의 회고와 관찰, 조사를 바탕으로 쓰인 이 회고록은 미국의 전쟁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본국으로 돌아간 세 명의 병사는 전쟁영웅이 되어 미전역을 순회하며 전쟁 물자를 위한 국채를 사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하지만 영웅이란 인간들이 만들어낸 산물이고 그들이 만들어내던 영웅들은 다른 의미에서 그들에게 필요했던 희생양인 것이다. 그들이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을 때 그의 수많은 동료들은 죽음의 전장에 내몰리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영웅은 과연 누구일까?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편지를 받아야 할 가족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채 잊혀진 것이다. 영화의 도입부는 잊혀진 과거를 다시 조명한다. 이런 방식들의 영화는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데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도 형의 유골을 보면서 과거로 조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엔딩부분 또한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이오지마에 있는 병사들은 이미 자신들의 운명을 알고 있다. 고립 되었다는 것. 곧 자신들이 죽게 될 것 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본국에서는 죽더라도 물러서지 말고 최후까지 버티라는 무선을 날린다. 물론 지원은 없다. 이오지마에 있는 육군 병력으로 미군을 물리쳐야 하는 것이다. 전투기는 본국방어를 위해 떠났고, 해군의 연합함대도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처지가 못 된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영화 도입부를 지나 40분이 지나도 전투장면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조금은 지루함을 준다. 하지만 이는 폭풍전의 고요함처럼 뒤에 일어날 엄청난 전투를 암시하는 느낌이 든다. 이오지마의 전투장면은 과거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보여주었던 스펙터클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정도로 긴박감 넘치는 장면들이다. 하지만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에서는 군사적 활약상을 그리지 않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관심을 기울이고 주안점을 둔 것은 이오지마에 주둔했던 일본군 개개인의 내면적 혹은 외부적 사정현실을 그리려고 했던 것 같다.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폭력이 상황 자체를 지배하는 전쟁에 잠식당하는 인간에 관한 영화다.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동정하는 것은 바로 그런 상황에 처한 인간이다. 그가 담는 건 전쟁이 아니라 전쟁 속의 인간의 차분하고 진중한 시선으로 인간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전쟁영화의 경우 영웅적인 죽음이나 람보와 같이 용감하게 싸우는 모습을 그렸지만 두 영화에서는 보다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민초들에게 전쟁은 국가의 정치인들과 다르게 처절할 수 있는 이유이다. 민초들은 어떻게 해서는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살아남는 것 일뿐. 정치와 이념의 문제는 사치스러운 것이다. 남들보다 용맹하게 선두에 서서 싸운다고 살아남고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전쟁의 관해서 이데올로기니 정치목적 보다는 한 인간이 전쟁에 참여하면서 조국을 위한 목숨인지 아니면 누구를 위한 전쟁이고 누구를 위한 죽음인지를 관객에게 물어보는 것 같다. 그들은 나라를 위해 쓰러져 갔지만, 과연 국가는 그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고 있는 것일까?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사이고는 꼭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가족들 아내와 얼굴도 보지 못한 딸 때문이다. 그런 그가 적군인 미군병사가 품에 않고 있던 편지를 보면서 미군도 결국은 인간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알게 된다.
승자와 패자의 이분법적 논리를 떠난 전쟁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상반된 두 시선이 마주쳤을 때 각자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인간으로서 죽음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이 영화는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 편의 영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 이들은 그들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옳든 그르든 간에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라고 이야기 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항상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거장이 되었으며, 할리우드에서 거의 유일하게 영화 제작에 관해 모든 권한을 지닌 감독이다. 특히 최근작 <미스틱 리버, 2003> <밀리언 달러 베이비, 2004> 그리고 <아버지의 깃발>,<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어느 것 하나 걸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다. 이스트우드는 스타일을 강조하는 감독이 아니다. 이스트우드 역시 스스로 자신은 철저히 이야기에 집중하는 영화를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최근작은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깊은 연민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불행 속에서 늘 딜레마에 시달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선택한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한국에서 영화로 상영이 되지 않았다가 뒤늦게 TV와 DVD로 방영과 판매를 한다. 일본군의 시각으로 다룬 작품이라는 이유와 우리 정서와 맞지 않다는 이유이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에 등장하는 이오지마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게 아픔이 있는 곳이다. 이오지마에 일본군보다 더 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노역을 당하면서 죽음을 맞이했던 사실을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표현하지 않았다.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조선인의 삶과 죽음을 표현하기 보다는 일본군의 죽음을 표현하기를 원했겠지만 그곳에 우리의 선조들의 슬픔과 죽음이 있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우리의 역사를 알고 우리나라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오지마는 어떻게 표현했을지도 궁금하기도 하다.
매니아 측면에서 바라본 이오지마전투에서 나오는 무기들을 바라보면 흥미로운 것도 많이 나온다. 그중 하나가 대구경의 박격포인 98식 구포일 것이다. 그 위력은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에서 잘 나온다.
▲ 이오지마전투 상징탑
▲ 현재의 이오지마
▲ 구 일본국 95식 탱크
▲ 98식 구포로 직경 330밀리, 무게 300kg로 이오지마전투에서 미군들을 많이 괴롭힌 무기이다.
▲ 99식 경기관총으로 96식 기관총을 내부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기구가 추가되었고, 탄피를 빠르게 배출하게 됨에 따라 발사 속도가 빨라졌다고 하는데 무엇보다도 일본군의 주력소총인 99식과 같이 7.7mm탄으로 통일한 것이 특징이다. 급탄은 30발이고 탈착식탄창을 사용한다.

▲ 99식 소총으로 구경은 7.7mm 이고 5발 내장탄창으로 한발씩 쏘고 당기는 볼트액션식이다. 영화에서도 총알이 잼 걸리는 현상을 표현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군창설시에도 99식 소총을 사용하였고 6.25전쟁때에도 사용하였다고 한다.
출처 : 본인 참고 인터넷 여기저기